제목: 500일의 썸머(Days of Summer)
개봉일: 2010.1.21.
감독: 마크 웹
출연: 조셉 고든레빗, 주이 디샤넬
독특한 구성의 영화
영화 500일의 썸머는 극장에서 재개봉했을 때 한 번 봤었고, 이번에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500일의 썸머는 독특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톰과 썸머가 처음 만나고 연애를 시작하고 헤어지고, 톰이 썸머를 잊기까지의 500일에 대한 이야기를 일별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순차적인 일별 구성이 아니라 랜덤 형식으로 날짜를 선정해서 내용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첫 만남의 풋풋함을 보여줬다가 헤어짐의 징조를 보여주다가 다시 사랑스러운 연애를 시작하는 톰과 썸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왔다 갔다 합니다.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시작
영화 속 톰과 썸머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여줍니다. 보통의 영화 속에서는 사랑의 결실로 영화가 끝이 나지만 500일의 썸머는 특이하게 사랑의 시작과 끝을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다시 새로운 사랑의 시작까지 보여줍니다.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겪어봤을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사랑이 끝나고 난 톰은 괴로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지만 이별의 괴로움과 아픔을 통해 한층 성숙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별의 아픔이 아픔만을 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톰을 통해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별하고 난 뒤의 톰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꿈을 위해 도전합니다. 건축 관련 회사에 면접을 보면서 건축가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텀(autumn)을 만나게 됩니다. 500일이 다시 1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운명은 존재할까요
500일의 썸머는 운명을 믿는 남자 톰과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썸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믿지 않는다던 썸머는 자신의 운명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됩니다. 톰은 썸머가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썸머와 헤어지고 난 뒤 톰은 운명을 믿지 않게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썸머는 운명을 믿는 여자가 됩니다. 썸머는 자신의 남편을 만난 것은 운명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톰에게 이야기합니다. 만약 썸머가 식당 대신 영화를 보러 갔더라면 남편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운명의 상대는 따로 있는 것일까요? 그렇게 운명을 믿지 않던 여자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 결혼하고, 운명을 믿었던 남자는 운명의 상대와 헤어지고 운명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톰은 또 다른 운명의 상대인 어텀을 만나면서 끝이 납니다. 이름조차도 운명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썸머(summer)가 가고 어텀(autumn)이 나타나다니, 톰이 그녀가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정말로 그녀가 톰의 운명의 상대가 맞기를 기대해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누구나 운명의 상대가 나타날 운명의 순간을 기다리지 않을까요? 그것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생이 알 수 없는 것이고 더 기대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썸머는 나쁜 여자가 아니다
처음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았을 때는 썸머를 나쁜 여자라 욕하면서 영화관을 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영화를 보니 썸머는 전혀 나쁜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썸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여자였고, 톰에게 진지한 관계는 싫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했고 톰은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썸머가 톰과 헤어지고 싶다고 했을 때에도 톰은 그녀를 욕할 수 없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썸머는 톰과 만나는 동안은 톰에게 집중했고 솔직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에도 그녀는 그녀의 감정에 충실했고 솔직했습니다. 그에 반해 톰은 그녀에게 연애 그 이상을 바랐기 때문에 500일 동안 힘들었던 게 아닐까요? 톰도 썸머처럼 둘의 관계를 좀 더 가볍게 생각했더라면 이별한 뒤 덜 아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겠죠. 톰도 썸머를 만나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지만 그녀와 비교했을 때 그 사랑의 깊이가 그녀보다 좀 더 깊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서는 톰이 썸머를 오해한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녀에게 아직 미련이 남은 톰에게 썸머가 자신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더라면 톰이 오해하고 기대하는 일이 없었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쉽습니다. 누구라도 헤어진 연인을 아직 잊지 못한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까요? 톰을 헷갈리게 한 것은 썸머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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