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비포 선 라이즈(Before Sunrise)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개봉: 1996.3.30.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기차여행의 설렘
비포 선 라이즈는 기차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기차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꿈꿔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 꿈을 감독은 영화에서 표현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게 된 셀린과 제시는 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평범한 대화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게 됩니다. 비엔나에 도착한 제시는 셀린에게 비엔나에서 함께 내리자고 말하고 헤어지기가 아쉬웠던 셀린은 그를 따라 비엔나에서 정차하게 됩니다. 그렇게 기차여행에서 우연한 만남과 비엔나에서의 낭만적이고 설레는 여행이 시작되게 됩니다. 기차라는 공간이 두 사람의 만남을 더 낭만적이고 설레게 해 준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비엔나에서의 하루
그렇게 비엔나에 내리게 된 두 사람은 비엔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꿈만 같은 하루를 비엔나에서 보내게 됩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에 나왔던 촬영 장소들이 유명해지고 촬영 장소를 따라 여행을 하는 여행객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저도 영화 촬영 장소를 따라 오스트리아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됩니다. 두 사람이 들렸던 레코드 가게, 함께 탔던 대관람차, 함께 커피를 마시며 전화하는 척 속마음을 고백하던 카페, 비엔나 오페라 극장 야경을 감상하던 2층의 테라스 등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곳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비엔나에서의 꿈만 같은 하루를 보내고 난 두 사람은 기차역에서 이별하게 됩니다. 마지막이 너무 아쉬웠던 두 사람은 6개월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집니다. 영화는 이렇게 끝이 나 6개월 뒤 정말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장면이 없이 그대로 헤어지는 모습과 다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이 이 영화를 훨씬 더 낭만적이고 설렘 가득하게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대로 끝났어도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 뒤로 셀린과 제시가 다시 만나게 되는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이 속편으로 개봉하게 됩니다.
비포 선 셋, 비포 미드나잇
저는 비포 선 셋과 비포 미드나잇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비포 선 라이즈에서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좀 더 낭만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속편이 만들어지면서 좀 더 낭만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비포 선 셋과 비포 미드나잇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을 살짝 소개하자면 비포 선 셋은 2004년 개봉했으며 9년 뒤 셀린과 제시가 파리에서 다시 만나는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비포 선 셋에서는 비엔나가 아닌 파리의 매력적인 모습들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비포 미드나잇은 2013년 개봉했으며 그리스의 카르다 밀리라는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셀린과 제시 두 사람이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고 합니다. 영화를 다 보게 된다면 아마도 비엔나, 파리, 그리스가 더 여행하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포 선 라이즈의 영화적 낭만과 설렘이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현실로 무너져 내릴 것 같아 보기 좀 두렵기도 합니다. 기차여행의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실로 돌아와야 하다니 말입니다.
1996년부터 2013년까지 거의 17년~18년 동안 3편의 영화를 만들어 낸 감독도 대단하고 18년 동안 영화에 출연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에서 30대, 그리고 40대가 되어 나이 들어가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하나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0대의 셀린과 제시로 영원히 남아있는 것이 아닌 관객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줄리 델피 배우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인데 어쩐지 에단 호크는 세월의 역풍을 거세게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관리의 중요성도 배우게 되는 속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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